[Press][인터뷰] 정지성 에스오에스랩 대표 "글로벌 라이다 시장 주도하는 풀스택 리더 되겠다"

"라이다 설계는 물론 생산 공정 관리 및 생산 장비까지 직접 개발"
"내년엔 최소 20억원 이상 매출 자신"

정지성 에스오에스랩 대표. (사진=에스오에스랩)

에스오에스랩은 2016년에 설립한 라이다 전문 신생 스타트업이다. 작년 기준 매출은 10억원, 임직원 수는 40여 명에 불과하지만, 기술력만큼은 글로벌 시장에서도 '톱5' 안에 드는 저력을 갖췄다. 완전 자율주행차가 자동차 시장의 미래 먹거리로 주목을 받으면서 핵심기술을 보유한 에스오에스랩에 대한 관심은 폭발적이다. 국내 자동차 부품 업체인 만도의 경우, 2018년 에스오에스랩에 20억원을 투자해 지분을 확보한 데 이어 최근 글로벌 자율주행차 솔루션 업체로 도약하기 위한 비전 중 하나로 에스오에스랩의 고정형 라이다(Solid State LiDAR) 솔루션을 제시하기도 했다.

정지성 에스오에스랩 대표는 13일 <디일렉>과의 인터뷰에서 "수익에 앞서 에스오에스랩이 세계 최고의 기술을 만드는 회사라는 것을 강조하고 싶다"며 "성능만 놓고 보면 글로벌 시장에서 우리와 비교할 수 있는 제품이 없다"고 자신감을 내비쳤다. 그는 또 "에스오에스랩은 적어도 라이다 시장에서는 팹리스 디자인하우스와 비슷한 사업모델을 가진 수요 기업으로 볼 수 있다"며 "앞으로 시장에서 충분한 레퍼런스를 쌓은 이후 특화된 하드웨어, 솔루션, 데이터 등에 대한 우리 기술에 대한 신뢰성을 추가해 글로벌 시장에서 하드웨어 풀스택 개발자를 갖춘 회사로 인정받는 게 목표"라고 덧붙였다.

라이다는 레이저를 이용해 주변의 물체를 인식하고, 이를 3차원 이미지로 구현할 수 있는 기술을 말한다. 물체까지의 거리, 속도, 방향, 온도까지 감지할 수 있다. 에스오에스랩은 전방 200m 이내의 물체를 감지하는 것은 물론 기존의 고정형 라이다 대비 2배 가량 시야각이 넓은 180도까지 인식이 가능한 기술을 확보하고 있다. 이에 시장조사업체 LED인사이드는 에스오에스랩을 벨로다인(미국), 쿼너지(미국), 이노비즈(이스라엘)에 이어 세계 4대 라이다 업체로 선정하기도 했다.



에스오에스랩의 산업용 라이다 'GL'. (사진=에스오에스랩)


에스오에스랩은 다음 달 5일부터 8일까지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리는 세계 최대 규모의 IT 박람회 'CES 2022' 행사에 참여해 주력 제품인 고정형 라이다 기술의 혁신성과 확장성을 적극적으로 알린다는 계획이다. 이미 올해 초 열린 'CES 2021'에서 혁신상을 받아 기술력은 인정받았지만, 자율주행차를 넘어 다양한 산업군에 적용할 수 있는 풀스택 라이다 솔루션의 확장성을 한 번 더 강조하겠다는 방침이다.


다음은 정지성 대표와의 일문일답이다.
Q. 에스오에스랩은 세계적인 기술력을 갖춘 기업이지만, 창업 멤버들이 모두 광주과학기술원 대학에서 석·박사 과정을 수료하자마자 곧바로 현장에서 뛰는 것을 보면 쉴 새 없이 일하는 것 같다.

A. 요즈음 용광로에 풀무질하는 기분이다(웃음). 필요한 인력들을 확충하고, 외부와 협력 사업을 개발하면서 사업이 더욱 가속하고 있다는 걸 느끼고 있다. 에스오에스랩은 크게 보면 계획 이상으로 가고 있지만, 하나씩 뜯어 보면 계획대로 돌아가는 건 없는 것 같다. 에스오에스랩이 처음에 자동차 시장을 바라보고, 이렇게 투자해야겠다는 정한 기본적인 방향은 변함이 없다. 그러나 세부적으로 보면, 예컨대 에스오에스랩이 ‘A’라는 회사와 ‘B’라는 아이템을 ‘C’라는 방향으로 가져가야겠다고 계획했던 것들이 지금은 거의 다 바뀐 것 같다.

Q. 아무래도 스타트업인데 직원들과 소통하는 특별한 비전이 있나?

A. 아무래도 사회생활을 경험하지 않고, 곧바로 창업해서인지 사업을 해오면서 여러모로 아쉬운 부분들이 많았다. 그래서 여러 가지 것들을 복기하면서 시행착오를 줄이려고 노력했고, 직원들과의 소통에도 크게 신경을 쓰고 있다. 개인적으로는 에스오에스랩이 지금 하는 것들은 세계 최고를 만들고 있다는 자부심이 있다. 그래서 직원들에게 우리의 연구나 개발하는 것들에 대해 단순한 일이 아니라 세상을 바꾸는 과정의 일환이고, 중요한 역할을 맡고 있다고 점을 자주 이야기한다.

Q. 수익적인 측면에서 고민이 없나? 연 매출이 10억원 정도인데 연구개발비에 투입하는 비용이 30억원 정도로 높더라.

A. 수익에 앞서 에스오에스랩이 세계 최고의 기술을 만드는 회사라는 것을 또다시 강조하고 싶다. 아울러 사업을 통해 수익을 창출하기까지 어느 정도의 시간이 필요하다는 것도 언급하고 싶다. 에스오에스랩은 글로벌 라이다 시장에서 기술력 하나만으로 주목을 받는 회사다. 우리의 경쟁사와 비교하면, 예컨대 스팩(SPAC)을 통해 미국 증권시장에 상장한 라이다 회사만 5개에 달하는데, 누적 투자금액만 에스오에스랩에 10배에 달하는 2000억원 이상이다. 사업을 영위한 기간도 2배 이상 긴 5~8년에 달한다.

에스오에스랩은 경쟁사 대비 절반의 자원으로 매출 10억원을 달성했다. 매출의 절반 정도는 일본과 독일의 회사들이 점유하고 있던 산업용 시장을 경쟁력 있는 제품으로 가져왔다. 국내 스타트업이 글로벌 회사 제품을 대체해 진입했다는 자체가 엄청난 일이다. 더욱이 단일 시장에서만 나오는 매출도 아니다. 다양한 시장을 타깃으로 ‘PoC(Proof of Concept·개념 증명) 사업’ 및 ‘PoC 검증 사업’을 추진 중이다. 내년엔 최소 20억원, 많게는 50억원 수준의 매출을 기대하고 있다.

Q. 자율주행차 시장은 아직 개화 전이고, 에스오에스랩의 매출은 삼성전자 반도체 공장에 산업용 라이다를 공급하면서 창출한 것으로 알고 있다. 산업용 라이다 시장에서 삼성전자 외 다른 반도체 업체로 매출 확대를 기대해도 되나.

A. 구체적으로 어디에 얼마나 들어간다고 밝히기는 어렵다. 다만, 에스오에스랩의 산업용 제품은 기계적인 구조로 이뤄진 2D 라이다라 이야기할 수는 있겠다. 산업용 라이다라도 반도체 공장에서 품질이나 성능을 인정받고, 인증을 통과하는 게 쉬운 일은 아니다. 결국, 우리가 라이다를 국산화하는 데 성공했지만, 시간이 엄청나게 걸렸다. 다시 말해 기술적인 진입장벽이 존재한다는 뜻이다.

Q. 에스오에스랩은 전략적 협력관계를 구축한 온세미컨덕터로부터 센서를 받아 쓰는 것으로 알고 있다. 국내 업체, 이를테면 삼성전자로부터 센서를 받을 순 없나?

A. 에스오에스랩의 공식적인 파트너는 온세미컨덕터다. 국내 다른 업체들의 개발 상황은 모르겠지만, 온세미컨덕터가 차량용 라이다 센서 시장에서 굉장히 우수한 업체라는 것은 강조하고 싶다. 성능만 놓고 보면 글로벌 시장에서 비교할 수 있는 제품이 없다. 그리고 에스오에스랩은 온세미컨덕터의 솔리드 스테이트 라이다용 센서를 사용해 제품을 만들고 있다. 온세미컨덕터 센서는 사이즈나 가격 측면에서 굉장히 우수하다. 에스오에스랩이 사용하는 센서는 900나노미터대 파장을 쓰는데 최대 200m까지 측정이 가능하다. 아직 글로벌 공급망이 완전히 갖춰진 것은 아니라서 규모의 경제를 달성하기까지 시간은 걸리겠지만, 기술적 검증은 끝났다고 보면 된다.

Q. 앞으로 라이다 시장의 전망을 어떻게 보는가. 센서 퓨전이냐 아니면, 테슬라의 주장처럼 카메라만으로 자율주행이 가능할 것 같나?

A. 아무래도 용도에 따라 달라질 것 같다. 현재 완성차 업체들이 개발하는 자율주행차를 보면 카메라와 라이다의 센서 퓨전을 이용하는 때도 있고, 카메라와 레이더의 센서 퓨전을 이용하는 방식도 있다. 심지어 카메라만 놓고 봐도 전방용으로 장거리·중거리용 제품이 있고, 레이더 역시 장거리·코너 레이더용 제품이 있다. 이에 더해 완성차 회사마다 전략이 조금씩 다르기도 하다. 자동차 회사들이 처음에 차량에 레이더와 카메라를 적용할 때는 하나씩 이를 검증하고, 늘리는 식이었다. 이제는 어라운드뷰모니터(AVM)처럼 기본 4개 이상의 카메라를 쓴다. 테슬라는 자율주행을 위해 8개의 카메라를 쓴다. 시장이 열리고 효용 가치가 있다고 판단되면 전방, 후방, 측방 등 어디에나 다양하게 센서가 들어가게 될 것이다. 그런 상황을 예측하면 결국 라이다도 여러 특성을 갖춘 제품들이 필요하다. 그래서 경박단소한 제품부터 성능 중심의 초장거리 측정이 가능한 제품이 등장할 것으로 본다.

Q. 기술력 측면에서 메이드 인 에스오에스랩이라고 언제 즈음 세계 최고 기술이라고 인정받는 시기가 올 것이라고 보나?

A. 지금은 편하게 말할 수 있지만, 사업 초기에 우리는 글로벌 시장 진출을 우선했었고, 여러 고배를 마신 일이 있다. 솔직히 창업 초기에 자동차 업계를 너무 몰랐던 것 같다. 매년 ‘CES’나 ‘MWC’ 등의 글로벌 행사에 참석해 글로벌 고객사를 확보하기 위해 노력했었다. 물론 고객사들은 굉장히 호의적이었다.

문제는 호의가 성과로 이어지지 않았다는 데 있다. 결론적으론 자동차 시장의 보수성 때문인 것 같다. 예를 들면 “한국 스타트업인데 어째서 현대차나 기아로부터 레퍼런스가 없나? 혹시 국내 시장 진출이 어려워서 해외 시장 진입을 노리는 게 아니냐?”라는 질문을 받아본 적도 있다. 안전성 측면에서 문제도 있었다. 결국, 최종 의사결정 과정에서는 ‘안전성’이 가장 중요해진다. 그런데 라이다는 아직 전 세계적으로 표준이 정해진 것도 아니다. 세계 시장에 플레이어라고 해봤자 5개 미만이고, 기술과 콘셉트도 모두 다르다. 그러니 쉽지 않은 일이었다.

Q. 현대차가 내년 서울 도심에서 레벨4 자율주행 시범 서비스를 한다. 이후 2024~2025년에는 레벨4 자율주행차 상용화에 박차를 가할 것 같다. 에스오에스랩은 이와 동반해 성장이 기대되는데.

A. 굉장히 어려운 질문이고, 모르겠다(웃음). 솔직히 말해서 어떤 기업에 어떤 제품이 들어갈 수 있는지 답하기 어렵다. 대외비 측면도 있지만, 실제로 우리의 목표만 있을 뿐이지 앞으로 어떤 일이 생길지 확답할 수 없기 때문이다. 그리고 레벨3, 레벨4 등 자율주행의 발전 방향에 대해서도 단순하계 단계적으로 레벨3, 레벨4로 발전할 것이라고도 장담할 수 없다. 현업에서 느낄 때는 동시에 복합적으로 발전이 이뤄질 것 같다. 예컨대 레벨4는 로보택시부터, 레벨3는 양산 자율주행차부터 적용될 가능성이 크다. 이유는 간단하다. 기술적인 문제를 벗어나 안전사고에 대한 책임소재가 해결되기 전까지는 모두가 조심스러울 수밖에 없다. 물론 라이다 입장에서는 좋은 측면도 있다. 결국, 안전성 때문에 레벨4 자율주행 차량에는 라이다 적용이 빨라질 것이다. 혹자는 국내 자동차 회사가 특정되어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러나 자율주행차 시장을 PBV로 보면, 상황이 다르다. 매우 많은 업체가 존재한다. 그런 관점에서 에스오에스랩은 라이다에 기반한 레벨4 자율주행차 레퍼런스를 지속 쌓고 있다.

Q. 결국, 앞으로 라이다 시장이 커진다는 얘기인데, 제조경쟁력은 어떻게 확보할 생각인가?

A. 에스오에스랩의 인원은 현재 50명이 좀 넘어간다. 이 중 연구개발 인력은 40명에 달한다. 이런 구조에서 에스오에스랩이 자체적인 제조능력을 갖추는 건 오히려 비효율적인 것 같다. 그래서 전문적인 업체에 위탁 생산을 맡기고 있다. 우리로서는 이런 방식이 더 효과적이고, 생산능력을 확장하는데도 유리하다. 에스오에스랩은 생산 공정을 관리하고, 생산 장비까지 납품한다. 우리가 설비 투자까지 모두 다 지원하기 때문에 돌발상황에 대해 유연하게 대처도 가능하다.

에스오에스랩은 일종의 팹리스 디자인하우스와 비슷한 사업모델을 갖고 있다고 이해하면 좋겠다. 우리는 온세미컨덕터로부터 센서를 받는 것 외에 모든 부품을 우리가 다 만들어낸다. 예컨대 스마트폰용 빅셀의 경우, 아이폰에 미국 L사의 제품이 들어가는데 이런 회사들조차 에스오에스랩 제품을 베이스로 커스터마이징을 한다. 우린 설계 능력도 보유하고 있다. 최근에는 동운아나텍과 협력해 드라이브 IC를 개발하고, DB하이텍 및 솔리드뷰와 소형 센서도 개발 중이다. 에스오에스랩은 라이다 업계에서는 일종의 수요 기업인 셈이다.

Q. 자율주행 기술을 접목한 목적기반모빌리티(PBV) 시장에 대한 계획은 없나?

A. PBV 시장에서 라이다는 당연히 필요하게 될 것이다. 여기저기 다양하게 들어갈 것으로 본다. 어느 시장에서 어디부터 타깃으로 할 것이냐가 관건인데, 지금은 시장을 검증하는 단계라고 보고 있다. 우선은 네이버랩스와 같은 대기업이 나서 시장을 만들고, 이후 시장이 커지고 단가인하 요구가 생기면 그때 에스오에스랩과 같은 기술 스타트업을 찾을 것으로 본다. 에스오에스랩은 가격경쟁력이 있는 제품을 미리 준비하고, 최소 100개에서 1000개까지 검증도 미리 끝 맞춰 둘 생각이다. 아직은 시장을 검증하는 단계니까 우리는 다양한 기술을 개발해서 최적화된 제품을 최고의 품질로 제공할 수 있게 준비하겠다는 것이다.

Q. 자동차 외 새로 구상하는 사업도 있나?

A. SK증권, 서남해안도시개발, 퍼피레드와 해남군에 라이다를 이용한 스마트시티 프로젝트를 진행 중이다. 라이다를 예컨대 가로등 등에 설치하면, 개인정보 걱정 없이 도시에서 움직이는 것들을 인지할 수 있는 시스템을 만들 수 있다. 이런 솔루션은 항만에 적용할 수 있다. 예컨대 부산항만공사의 경우, 이를 통한 컨테이너에 대한 검사와 밀입국자 등을 구별할 수 있는 솔루션을 만들 수 있다. 야간에는 카메라로 구분이 안 되지만, 라이다를 이용하면 열까지 손쉽게 구별이 가능한 솔루션을 만들 수 있다.

이를 글로벌 시장으로 보면, 라이다의 데이터를 이용한 다양한 시장이 나타나고 있다. 에스오에스랩은 로우 데이터를 활용해 실시간으로 주변 정보를 입체화할 수 있는 솔루션을 갖고 있다. 앞서 테슬라가 'AI 데이'에서 4D 메타버스 시뮬레이션을 보여줬는데, 에스오에스랩은 라이다 자체에서 나오는 데이터를 통해 현실 세계를 그대로 메타버스로 구현할 수 있다.

Q. 기업공개(IPO) 계획은 여전히 2023년을 목표로 하는지?

A. 일단은 그렇다. IPO 이후에는 차량용 라이다에 대한 사업을 제대로 할 생각이다. 만도 등 다양한 업체들과 협력하고 있는데 이를 성실히 해나갈 생각이다. 두 번째는 우리가 다양한 PoC를 통해 만들고 있는 실적에 기반해 사업을 확장하는 것이다. 시장을 선점하고, 유의미한 데이터를 기반으로 제대로 준비하는 게 무엇보다 중요하다. 예컨대 에스오에스랩은 로봇 제조사, 터치스크린 제조사, 통신사, 수처리 관리 업체 등 다양한 업체들과 사업을 논의하고 있다.

Q. 특별히 강조하고 싶은 것은 없나?

A. 에스오에스랩은 시장에서 충분히 레퍼런스를 쌓는 게 우선이라고 본다. 이후 여기서 특화된 하드웨어, 솔루션, 데이터 등에 대한 우리 기술에 대한 신뢰성을 쌓을 계획이다. 그런 다음 이를 체계적으로 키울 생각이다. 에스오에스랩이 지향하는 목표는 하드웨어 풀스택 개발자를 갖춘 회사로 인정받는 것이다. 우리가 보유한 핵심 코어 기술을 중심으로 확장하겠다는 것이다. 에스오에스랩은 고정형 라이다 시장에서 새로운 표준을 제시할 수 있다고 확신한다.

출처 : 전자부품 전문 미디어 디일렉(http://www.thelec.kr)